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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이사(移徙)

노파 2011. 7. 27. 07:42

이사(移徙)

老波

 

 

어깨에 올라탄 도시의 네온 불빛

빌딩숲의 처녀성은 성처럼 높아

내 영혼 쉴 수 없어

심한 갈증을 느낀다.

 

아직 끝낼 수 없는 시간이 있기에

때 묻은 널 주섬주섬 모아 이삿짐에 쑤셔 넣다

파랗게 돋는 생각 때문에

한시도 놓을 수 없었던 마음의 미련을 풀어 생각을 추스른다.

 

삶은 언제나 곧은 평행선 위에서

역산(曆算) 해 짐을 꾸려야하는 미련도

세월에 낡은 짐 하나 둘 버리다보니 그 만큼 가볍더라.

거쳐 온 정거장이 하도 많아 가는 곳이 어디냐고 굳이 묻지 않는다.

 

언젠가 한 번은 정리해야 할 것들을 서둘러

이제는 이리저리 얽혀진 도시 전철에 그냥 두고

양평으로 가는 열차의 환승을 기다린다.

 

201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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