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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세마포 수의

노파 2011. 7. 28. 10:03

세마포 수의

老波

 

 

가던 길 잡아

찻잔 속에 풀어 놓는다

잠시라도 접은 날개

움푹 파인 진흙 구덩이 아래

生死의 이치를 그림으로 조용히 그려본다.

 

어머니 자궁을 나오던 순간부터

애환의 수레바퀴

잔 다랑이 층층이 매어 놓고

어지러워 토를 하는 시간

 

밤 톨 같은 욕심 토해놓고

해탈한 하늘이라도

내 누울 곳 보고 있으면

피곤이 자궁에 적막히 내려앉는다.

 

마지막 레이스가 끝나길

숨 죽여 시렁에 앉은 네겐

길고 짧은 삶은 한 점 구름 같아

 

태양은 서산에 노을을 뿌리고

먹구름 초가지붕에 빗방울 뿌리기 전

내 입고 갈 세마포 수의

깨끗한 씨줄에

정갈한 날줄로 곱게 지어 가리

 

20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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