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마포 수의
老波
가던 길 잡아
찻잔 속에 풀어 놓는다
잠시라도 접은 날개
움푹 파인 진흙 구덩이 아래
生死의 이치를 그림으로 조용히 그려본다.
어머니 자궁을 나오던 순간부터
애환의 수레바퀴
잔 다랑이 층층이 매어 놓고
어지러워 토를 하는 시간
밤 톨 같은 욕심 토해놓고
해탈한 하늘이라도
내 누울 곳 보고 있으면
피곤이 자궁에 적막히 내려앉는다.
마지막 레이스가 끝나길
숨 죽여 시렁에 앉은 네겐
길고 짧은 삶은 한 점 구름 같아
태양은 서산에 노을을 뿌리고
먹구름 초가지붕에 빗방울 뿌리기 전
내 입고 갈 세마포 수의
깨끗한 씨줄에
정갈한 날줄로 곱게 지어 가리
20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