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오만
老波
들꽃 한 송이
바람이란 바람 다 맞으니
송골송골 맺히는 이슬도 갈증을 비켜 갈수 없어
대지도 흔들리며 멀미를 해 머리 둘 곳 없구나.
자아를 잃어버린
돌풍의 오만함이
이끼 낀 수레바퀴에 올라타고
방향을 마음대로 수정하며 고개를 쳐든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만 가지 일
상아리 이빨이 아래위로 부딪쳐
잠 못 이루는 바다
아침부터 붉은 노을이 혼란스러워 닻줄을 거머쥔다.
죽비(竹篦)
불비(不備)가 언제 적 이야기냐
지혜가 미치지 못 하는 소인배의 장배기를
하루 해 붙들지 못하여 어둠에 보쌈 당하겠지
맞바람 부는 길목에서
너의 방자함이 하늘에 사무치니
깨어진 거울에 비치는 네놈 얼굴에 검은 혈흔이 잡이는 구나.
201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