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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둥지

노파 2011. 7. 13. 08:32

둥지

老波

 

 

해 떨어지는 하늘에

배고픔 달래는 두루미 오남매

돌아오지 않는

홀어미를 기다립니다.

 

어두우면

까만 밤을 어떻게 보낼까

아무리 둘러봐도 도시의 불빛만 아련하고

늘어지는 목덜미마다 두려움만 차오릅니다.

 

붉은 하늘은

사정없이 곤두박질치고

엄마 기다리는 초롱초롱한 눈알들이 어둠 속에서

사파이어처럼 파랗게 질녀 떨고 있습니다.

 

날개 밑에 진한 상처를 입은 가엽은 어미 두루미

불쌍한 유조들 걱정을 입에 물고도 돌아갈 수 없어

하얀 깃털이 캄캄한 개펄에서 녹아내립니다.

 

차가운 별들이 둥지위로 쏘다지고

굶주린 맹수들의 눈이 번득이는 대지의 밤을

어미와 새끼들이 모두 무사할 수 있을까요?

참담한 내 둥지에도 차가운 이슬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201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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