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의 행복
老波
하루를 돌아누울 때
손끝에 진물이 나
하얀 반창고를 붙이다
허물어지는 가슴에 맺히는 이슬
지나온 세월에 새 날이 올라타고
흙먼지 자욱한 지평선 따라 걷는
낙타의 마른 무릎에서 찌걱대는 소리 때문에
설친 잠도 쉬 들지 않아
열린 창가에 걸린 초승달
지난달력 찢어버리기도 전
영락없이 찾아오는 그 소리가 싫어
난 너에게 자살을 강요한다.
밤마다 도둑맞는 내 얼굴도
이제는 이력이나
좁은 골목을 누비다
돌아오는 그 날 하루만큼은
기분이 좋아 그래도 행복하다.
201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