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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하루만의 행복

노파 2011. 7. 12. 08:51

하루만의 행복

老波

 

 

하루를 돌아누울 때

손끝에 진물이 나

하얀 반창고를 붙이다

허물어지는 가슴에 맺히는 이슬

 

지나온 세월에 새 날이 올라타고

흙먼지 자욱한 지평선 따라 걷는

낙타의 마른 무릎에서 찌걱대는 소리 때문에

설친 잠도 쉬 들지 않아

 

열린 창가에 걸린 초승달

지난달력 찢어버리기도 전

영락없이 찾아오는 그 소리가 싫어

난 너에게 자살을 강요한다.

 

밤마다 도둑맞는 내 얼굴도

이제는 이력이나

좁은 골목을 누비다

돌아오는 그 날 하루만큼은

기분이 좋아 그래도 행복하다.

 

201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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