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奇)가 오는 날
老波
기(奇)가 온다.
호주에서 아침 비행기를 타고
남태평양의 거센 파도를 잠재우며
열 시간을 날아
고국의 품이 그리워 찾아오는구나.
십팔 개 월 된, 너를 싣고 올 국적 기가
시드니 공항에서 널 알아보아 낯설지 않아
넓은 조국에 편하게 안겼겠구나.
기(奇)는 아직 어려서 모르겠구나.
널 손잡고 트랩을 내리는
아비와 어미의 가슴은 네가 있어
오늘, 더 행복 하단다
게이트를 걸어 나오는 널 보지 못하는 할비
숫한 날 기다려
천년이 하루 같은 시간
기(奇)야 잘 왔구나.
참 잘 왔다
대한민국은 너의 조국이다, 명심 또 명심 하며 보라
인천 공항에 봄 빛 푸르러 활기가 넘친다.
* 기(奇)는 외할아버지가 지어준 유진(兪珍)이의 字(이름)임.
201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