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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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65

어머니

어머니 장지원 추석날 아침 식사가 마칠 즘 어머니의 얼굴에 수심이 있다. 주름이 깊게 파인 얼굴에서 그리 어둡지 않은 조바심 같은 약간의 초조함이라 할까, 나는 마음이 편치를 못하였다. 어머니에게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이다. 여쭈어보아야겠다는 생각에 아침상을 물리고 조심스레 어머니 곁에 앉았다. 당신의 마음을 얼마나 읽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얼마 전 서울 병원에서 외삼촌께서 암 수술을 받으셨다. 그 후 집에 내려와 있을 것이라는 근황을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표정을 살피다 어머니 오늘 저와 같이 외삼촌 병문안 가시면 어떨까요? 묻는 내 말이 떨어지기 도전에 어머니께서 내 말을 받으시며 그래 나도 그 생각을 했다. 아범 시간이 있느냐? 고 물으셨다. 어머니는 손아래 외삼촌이 보고 싶으신 것이다. 외할아..

수필 2011.05.13

高麗國 국정결정을 보좌하는 수상 「李子淵」의 역활

高麗國 국정결정을 보좌하는 수상 「李子淵」의 역활 장지원 󰡒고려시대 문종 12년(1050년) 이부상서 참지정사인(중서문하성 시중) 「이자연」은 이부의 업무인 인사 문제를 국왕에게 결제를 요구하는 경우 국왕 혼자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될 때 재상의 총수로서 재상들에게 자문을 구하였다. 이때 「李子淵」은 당연히 참지정사의 자격으로 정사당에서 그 문제를 함께 논의하게 되므로 이부의 입장을 가장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자문회의도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었다. 국왕도 자문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참고함으로써 이부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적절한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고려의 정치체제가 매우 뛰어난 효율성을 가졌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이자연」 그는 고려..

수필 2011.05.13

42년 만의 수학여행

42년 만의 수학여행 장지원 경주 불국사를 병풍처럼 바람을 막아 주는 토함산, 오늘따라 백두대간이 끝나는 산자락을 동해의 해풍이 사정없이 모라 쳐서 차갑기만 하다. 우리 일행은 몸을 녹이기 위해 불국사 경내에 있는 다원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투박하면서도 애교 넘치는 대구지방 애교 섞인 사투리가 언 가슴을 녹여주듯 다정하게 들려왔다. “어서 오이소 예”하는 낯설지 않은 소리! 내가 20대 대구에서 군 생활을 할 때 대구 아가씨들의 ‘그래서 예, 안 그래서 예’를 붙여가며 이야기를 건네는 이름 모를 그녀 때문에 한 때 본능을 잊을 정도로 심각했던 옛날을 잊을 수 없이 떠 올리고 있었다. 요모조모 차를 설명하며 안내하는 젊은 아가씨 앞에선 내가 격세를 되돌릴 수 없음에 좌절할 수밖에 없어 작설차 한 잔으로 ..

수필 2011.05.12

난고 김삿갓 유적지를 다녀와서

난고 김삿갓 유적지를 다녀와서 장지원 김삿갓(1807~1863)의 본명은 병연(炳淵)이고, 삿갓을 쓰고 다녔다고 해서 김삿갓 또는 김립(金笠)이라고 흔히 부른다. 선생은 안동 김씨의 시조인 고려 개국공신 宣平(선평)의 후예로 조부는 선천 부사 益淳(익순)이고, 父 安根(안근)과 母 함평 李 氏 사이의 3남 중 2남이다. 순조 7년(1807년) 3월13일 경기도 양주군 회천면 회암리에서 출생하였고, 名은 炳淵 (병연) 子는 性深(성심), 號(호)는 蘭皐(난고)이고, 笠(립)은 俗稱(속칭)이다. 그를 일컬어 방랑시인, 유랑시인, 해학시인, 풍자시인 등으로 불리고 있다. 휴가를 내놓고 꼬박 이틀을 이번 여행을 위하여 자료를 찾으며 탐방 계획을 세웠다. 2004년 8월 3일 화요일 드디어 예정된 시간에 여행에 ..

수필 2011.05.11

경동시장

경동시장 장지원 경동시장은 언제 장이 서 언제 파장이 되는지 알 수 없다. 없는 게 없어 서울에서 유일하게 큰 시장이다 언제 나와 봐도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붐비며 활기가 넘친다. 이곳에 오면 사람 사는 냄새가 골목마다 물씬 풍기어서 가끔 삶이 가라앉을 때 내가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이곳을 찾을 때마다 여러 사람의 삶에서 지혜를 얻고 살면서 방전 당한 배터리를 공짜로 마음껏 충전도 한다. 오늘은 아내의 심부름으로 이곳에 왔다. 날 땅콩을 한 됫박 사고 호두도 일 킬로그램을 사니 임무를 마치는 순간 견물생심 충동구매의 유혹이 나의 발목을 사정없이 잡는다. 나도 모르게 이 골목 저 골목에 널린 물산에 눈길이 멈춘다. 둘째 딸이 오랜만에 다니러 온다는 소식을 받고 시간이 있는 나를 경동시장에 특..

수필 2011.05.11

죽은 자들로 죽은 자를 葬事케 하라

죽은 자들로 죽은 자를 葬事케 하라 장지원 聖書(마태복음 8장 19~22절)에 보면 葬禮에 대해 웃지 못할 예수의 諷刺 이야기가 나온다. 예수의 弟子들이 世上 物慾에 이끌려 가난한 예수 先生을 잠시 떠나 예수를 만나기 전의 직업을 찾아 옛날처럼 평범한 일상생활로 돌아가 산 경험의 이야기가 오늘 이야기의 주제다. 예수의 제자들은 더 나은 꿈을 찾아 나셨지만 모든 일이 마음 먹는 데로 잘되지 않을 뿐 아니라 힘들고 고된 생활은 누구를 원망할 수 없는 형편에 이르게 되었다. 우리 옛 속담에 “죽에 코 빠지는 줄 모른다. 는 속담과 같이 가난에 찌든 그들, 예수는 사랑하고 아끼던 제자들을 떠나보내고 외롭고 적조한 시간을 보내었다. 비록 몸은 떨어져 생활했지만, 마음은 늘 그들과 함께 있었다. 예수의 눈에 비친 ..

수필 2011.05.10

푸른 길을 걷는 아침

푸른 길을 걷는 아침 장지원 상큼한 새벽 공기를 가른다. 약간의 안개가 가까운 시야에 들어온다. 산책길에 고요함은 내가 걷기에 아주 편안함을 주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언제나 이 길을 걸으며 사색을 즐긴다. 소중한 휴식을 얻기도 한다. 편안한 길을 걷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바라는 기도일지도 모른다. 삶이 고단할 때 산책길에서 늘 안위를 염원한다. 절대자에게 평안을 기원하고 있는 게 맞다. 이 길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잡목이 칡과 함께 황폐된 산언저리를 장비를 동원해 나무를 자르며 길을 낸다. 한쪽에선 잣나무 유목을 옮기는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틀 사이 산은 발갛게 옷을 벗었다. 신랑을 맞아 초야를 치를 준비를 하는 말끔한 새 신부의 모습으로 당차게 서 있는 네 모습이 예사..

수필 201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