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수필

설악산 등산 일기

노파 2011. 5. 9. 05:49

설악산 등산 일기 1

2005년10월10일(월) 맑음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는 나의 생각은 특별했다. 백담사에서 대청봉을 오르자 면 거처야 하는 곳이 ‘봉정암’이다.

 

혹자는 “백담사와 오세암을 거쳐 ‘봉정 암’에 이르는 7시간의 산행은 프로산악 인이 아닌 모든 이들에게 종교적 의지를 실험하는 구도의 길과 같다“라고 하였다.

나는 기독교인으로서 종교를 떠나 한 번쯤은 도전의 값진 열매를 생각 하며 아내와 함께 설악산 등산을 결행 하게 되었다.

 

새벽 3시 칠흑같이 어둡고 적막한 설악산 이다. 남 몰래 설악의 고요함, 일출과 함께 펼쳐질 아름다움을 내 마음의 주머니에 담을 수만 있다면 하는 기대 이상으로 내 가슴을 부풀게 했다. 산은 내 발 걸음을 빨아들이고 있었고 마치 내 몸은 새벽안개 속에서 신비로운 개체로 안개 속을 유영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여기서 잠깐 설악산 안에 있는 ‘봉정암’을 이야기 한다면, 해발 1244m 에 위치한 사찰로 신라 선덕여왕 1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 하였고 장애왕 때 조사 봉정이 이곳에 머물면서 수도 하였다하여 붙여진 사찰이며 조계종 백담사의 제1의 부속 암자이다.

 

백담사에서 오르는 난코스를 택한 것도 나는 많은 의미를 부여 하였기에 가능 했던 것이 아닌가.

‘봉정암’을 오르면서 이 길이 참으로 힘들다는 생각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었다.

 

인간의 선은 철저한 자기희생에서 만이 나올 수 있다는 것과 불가에서 말하는 고행을 통하여서만이 자신의 선과 자비가 가능하다는 진리는 고된 산행을 하는 내 마음과 아내의 가슴에 한 걸음 한 걸음 마다에서 선명한 자국을 찍고 싶은 것이다.

 

봉정암 뜰에서 마당을 쓸고 있는 스님을 보고

“스님 이렇게 웅장한 절을 지을 때 모든 자제는 누가 저 올렸습니까?”

하고 물으니 그 스님이 하는 말은

“보살님은 어깨에 멘 작은 배낭하나 무겁지 않소. 그런데 이 많은 것을 누가 다 져서 올렸겠소.”

생각 없이 말 같지 않은 질문이라는 식으로 핀잔을 던지는 게 아닌가. 내가 조금 은 무안했지만 나의 의도는 다른데 있었으니 상관하지 않았다.

 

물론 스님들이 초능력을 가진 이들이 아니 다, 만약 그들에게 초능력이 있었다면 아마 내가 봉정암에서 며칠을 더 묵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도 봉정암 에는 헬기가 가끔씩 무거운 짐들을 올리는데 지원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스님들은 여유로운 생활과 그들만의 불도에 정진 하고 있는 듯싶기도 하다.

 

 

어쩌면 나는 내 인생의 작은 짐을 지고 수많은 역경과 고뇌 속에서 포기할 수 없는 힘겨운 내일의 일을 위해 도전의 폭을 넓혀 보자는 의지력의 테스트를 하고 있다는 것이 등산 속에 그려지는 테마와 어울릴지도 모른다.

 

내 등의 작은 짐이 무겁다고 느껴 벗어 버린다면 영원한 하늘의 진리와 이 땅에서의 선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지도 비전도 작은 시련 앞에서 무너진다면 세상의 모든 일을 남의 일처럼 방심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고, 그 해악은 오늘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불치의 병인 암처럼 우리를 집어 삼키고 말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하산하는 길에 내 다리가 더 후들후들 떨리었는지도 모른다.

 

 

 설악산 등산 일기 2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일은 언제나 힘이 들고 험하기만 하다.

그러나 정상이란 단어는 정복이란 결론에 기쁨과 환희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단함도 마다않고 정상을 향해 올라가기를 원한다.

산 정상이 높으면 높을수록 지불해야 하는 고행의 대가는 크고 극심하다.

그 값을 계산하여 결행 한다면 영악한 사람들은 정상아래서 포기하고 말 것이다.

 인간의 정상은 산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어떤 경우에서든 정상은 그냥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쉽게 올라 갈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천국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습득하거나 증여받는 것은 내 자신을 병들게 할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정상은 내게서 항상 먼 것 같이 느껴진다.

 산 정상을 올라가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

 힘들게 올라온 정상엘 오래 머물지 않고 금세 떠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추움도 배고픔도 아닐 것이다.

 정상은 한 번의 체험이기 때문에 시간을 달리하면 또 다른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인간에게는 정상을 향한 또 다른 고뇌가 있을 뿐이다.

 

설악산 등산 일기 3

 

높은 자리를 떠나면서 웃을 수 있을까?

등산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상을 내려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유와 웃음이 있다.

무엇이 그를 변하게 한 것일까?

산을 오르면서 자신이 지불한 희생이 어떠했던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 정상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얼마가 좋을까?

오를 때의 열정과 그 체온이 남아 있어

이마의 땀방울이 마르기 전까지가 아닐까 한다.

땀 속에 묻어있는 체액은 씻지 않는 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하산 하는 사람보고

나는 힘이 들고 땀을 많이 흘리는데

왜! 당신은 땀을 흘리지 않는 거요? 라며 이야기 하는 사람은 없다.

진정 산을 오를 줄 아는 사람은

정상을 내려오는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일 뿐이기 때문에

수분 후면 나도 이 길에서 내려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 문이다.

그런데 내려가는 편안한 발끝에 태클을 거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면을 보는 것 같다.

내려가지도 못하게 하여 내려갈 수 없는 개인 이기주의

이것은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슴의 발의 덧과 같을 것이다.

산을 내려가는 사람의 얼굴의 편안함의 미소가 아름답다.

누구나 내려가는 미학을 배워야 하는데

높은 산을 올라 보라

정상은 산 아래 같이 좋은 조건이 아님을 싶게 알 수 있으니

오래 머물지 못할 곳이고

외로운 곳이고

해지기 전 집이 그리워 가족의 품으로 빨리 하산하고 싶은 곳이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은 자들로 죽은 자를 葬事케 하라  (0) 2011.05.10
「退溪李滉」의 生涯 와 죽음  (0) 2011.05.10
푸른 길을 걷는 아침  (0) 2011.05.09
실학 축전 2006을 마치며  (0) 2011.05.08
諸行無常  (0) 2011.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