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수필 65

오일장

오일장 장지원 내 고향 오일장엔 볼거리가 넘쳐났다. 소백산 국망봉이 눈앞에 우뚝 서 있고 사람들은 그 산속에 사는 곤충과도 같았다. 오 일마다 돌아오는 장날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골짝 골짝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지게에 지고, 머리에 이고, 양손에 들고 비지땀을 흘리며 장으로 향하는 걸음은 마치 피난을 가는 행렬과도 같이 길게 이어졌다. 어쩌면 지겹고 고단한 삶의 탈출인지도 모른다. 마침 겨울 방학을 해서 어머니와 같이 장엘 가기로 했다. 어머니는 팥 두 되, 수수 한 되를 자루에 넣고 보자기에 싸시더니 방 한구석에서 무엇인가 끄집어내시더니 손안에서 궁체 보자기에 찔러 넣으신다. 어린 나에게는 그것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다. 그게 무엇이냐고 물어봤지만, 대답하지 않으셨다. 탑들이..

수필 2011.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