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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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봄눈/시 장지원

노파 2022. 3. 23. 04:49

 

봄눈

장지원

 

 

사립문을 여니

밤새 하늘에선 ‘평화의 의논’이 있었는지

하얀 눈 내려

경계가 없는 세상

골짜기마다

백기를 든 전사들이 앞 다투어 투항하는 아침

 

삶을 전쟁에 비유 했던가

모진시련

살아야만했기에 눈물마저 말라버린 날들

코로나19로 지구촌이 그렀다

기아로 어린 생명들이 그렀다

전쟁으로 무고한 목숨들이 그렀다

바람 앞에 사람들, 심지가 타들어간다

 

내일이 받아놓은 날 춘분인데

뭘 하는 건지

세월 가는 줄도 몰라 뒷발질인가

속절없이 내리는 봄눈처럼

오늘따라 가슴이 먹먹하다

 

2022.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