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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포도주

노파 2011. 8. 12. 10:15

 

포도주

장지원

 

 

예수의 공생애의 첫 이적은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 만든 일이다.

하늘의 심오한 진리를 이 땅에서 설명하고 깨우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유대 나라의 혼인 잔치에는 친지와 지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초대받아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신랑과 신부를 축하하며 모두의 축복을 빌었다. 여기에 없어서는 안 될 식물이 있었는데 그것이 포도주다. 당시의 포도주는 양의 통가죽으로 만들어진 부대에서 자연 발효된 술이라기보다는 널리 사용된 음료였다. 이는 약간의 알코올기가 오늘날 술로서의 값어치를 판가름하기도 했다. 예수는 이 자리에서 몇 가지 무언의 교훈을 남기고 자리를 뜬다.

 

혼인 잔치의 신랑은 맛있는 포도주를 마련해야 한다.

예수는 포도주의 특성인 누룩은 천국의 복음으로 설명하셨다. 누룩이란 물질은 어느 식물에 들어가도 발효시켜 변화시킨다. 이 대목에서는 장차 세상에서 예수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었다. 유대의 혼인 잔치는 인생에 있어 최고의 의미를 부여하는 예식이기에 이날의 기쁨과 즐거움은 최고조에 달해야 했다. 민족과 신분 남녀 노유 모두는 신부를 맞는 신랑을 축복하는 자리인 만큼 억지로라도 흥겨워해야만 했다. 이 일은 전통이요 하나의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이를 기쁘게 생각한 신랑은 양질의 최고의 포도주를 축하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예수는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의 영적인 신랑이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신랑의 결점이었다.

성경에는 또 다른 혼인 잔치가 있다. 등불을 준비하고 신랑을 기다리는 열 처녀의 이야기는 장차 이 땅에 재림하는 예수를 영적인 신랑으로 맞이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깨우치는 가르침이다.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져 신랑의 체면에 문제가 생겼다. 이 위기를 고려한 예수는 항아리에 가득한 물로 좋은 포도주를 만들어 원만한 혼인 잔치를 성사하므로 하객들로부터 뜨거운 축복을 나누게 하였다. 천국은 가루 속에 넣은 누룩과 같다고 한 예수는, 우리의 신랑으로서 장차 이 땅에서 있을 사건을 천국의 특성으로 하객들 앞에 있는 포도주를 통해 잘 풀어나가고 있다.

 

누룩은 사람들의 개성을 하나로 묶어 대의를 이루는 힘이 있다.

알코올을 생성하는 물질이 누룩이다. 흔히 우리는 알코올은 독주를 연상케 해 필요악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그러면 어떻게 누룩이 천국을 설명하는 효소로 예수는 사용하였을까? 조금은 아이러니한 이야기 같이 들리기도 한다. 하늘의 신랑 예수는 당신의 혼인 예식이 있을 재림의 날 신랑을 상징하는 포도주를 내오실까? 이도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하나의 사건으로 우리의 머릿속에 기억해 두었으면 좋겠다.

 

마지막 최후의 만찬에서 마신 포도주는 신선한 음료였다.

예수는 이 자리에서 포도주는 내 피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부를 위한 신랑의 희생은 십자가에서 그 잔이 엎질러지고 말았다. 이 난감한 상황을 예수는 미리 하루 전에 설명하고 있었다. 예수의 피에는 천국의 속성을 띤 누룩의 효소가 있어 흘러가는 곳마다. 예수의 피가 닿는 곳마다 새로운 포도주를 만들게 되고, 마시는 사람들이 흥분하게 하여 쓸모없는 개성들을 동질의 성향으로 변화시키는 힘으로서의 몫을 다하게 되었다. 이것이 누룩의 역할이요, 알코올의 힘이다.

 

기독교인들은 이런 알코올을 왜 바로 알지 못하는가.

중세에 와서는 술은 주조되었고, 독주는 신전의 제사 음료로 사용되면서 이를 섭취하는 사제들의 탈선과 광란은 신성한 성전에까지 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술에 취하지 마라. 술에 인박히지 마라. 여러 곳에서 언급하고 있다. 술의 광란은 신랑을 바꾸는 광신주의에까지 서슴지 않은 대담성을 보이기도 했다. 기독교에서는 이를 영적 간음으로 야훼에게는 순결한 신부를 가름하는 잣대가 되었다.

 

가나의 혼인 잔치의 포도주는 신선한 음료이다.

혼인을 신성시 축복한 예수의 포도주는 우리에게 다시 주어 마시게 할 것이다. 예수는 신부인 우리에게 못 자국 난 당신의 손으로 이제는 누구의 눈치도 간섭도 받지 않으며, 당당한 신랑으로서의 권위로 부은 포도주를 주어 마시게 할 것이다. 그날의 혼인 예식의 피로연장의 테이블은 끝이 없는 식탁이 베풀어진다. 그 식탁 위에 맑고 감칠맛 나는 포도주가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하늘의 혼인 예식은 절정에 달하게 된다. 우리의 신랑 예수는 하늘 왕의 보좌로 오르는 대관식이 이날 함께 있을 것이다. 이날의 포도주는 천국의 누룩으로 발효시킨 신랑이 직접 준비한 음료 일 게다.

 

201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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