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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봄을 잉태하는 가슴/시 장지원

노파 2016. 3. 22. 06:37

봄을 잉태하는 가슴

장지원

 

 

놈이 밟고 가는 길을

걸어 보면

응달진 곳 잔설은

서러워 눈물지우는 게

진화하는 계절의 통리이겠지

 

훌쩍 떠나지 못하고 머뭇거리기에

놈을 위해

살풀이라도 해 줘야 할지

 

햇살이 퍼지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날

실개천 맑은 물길 열리면

좋은 날 받아

미련도 원망도 말고 쉬 떠나가거라

 

, 니 떠나가면

가지 끝에 바람 불러 피우는 하얀 목련꽃

눈부신 화관에 새하얀 드레스 걸치고

벚꽃 흐드러지게 피는 길 따라 민들레 홀씨 되기를……

 

그 길을 절레절레 걸으면

꿈꾸던 봄은

가슴에 봉곳이 잉태하겠지

 

2016.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