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잉태하는 가슴
장지원
놈이 밟고 가는 길을
걸어 보면
응달진 곳 잔설은
서러워 눈물지우는 게
진화하는 계절의 통리이겠지
훌쩍 떠나지 못하고 머뭇거리기에
놈을 위해
살풀이라도 해 줘야 할지
햇살이 퍼지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날
실개천 맑은 물길 열리면
좋은 날 받아
미련도 원망도 말고 쉬 떠나가거라
네, 니 떠나가면
가지 끝에 바람 불러 피우는 하얀 목련꽃
눈부신 화관에 새하얀 드레스 걸치고
벚꽃 흐드러지게 피는 길 따라 민들레 홀씨 되기를……
그 길을 절레절레 걸으면
꿈꾸던 봄은
가슴에 봉곳이 잉태하겠지
201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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