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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소리 없는 전쟁

노파 2011. 6. 24. 08:19

소리 없는 전쟁

老波

 

 

굶주린

한 마리 독거미

하얀 줄 쳐 놓고

나 지나가기 밤새 기다린다.

 

아침 산책길에서

명주 같은 포승줄이 몸을 감는다.

인간의 본능이

거미줄에 걸려 파닥인다.

 

미처 떼지 못 해

나이테처럼 겹겹이 입혀지다

이름 없는 미라가 된다.

 

섞은 고깃덩어리가 싫어

영혼은 도망치듯 달아난다.

 

그 때 넌 주린 배 채우자고

밤새 세워 온 이빨 히죽거리며

검은 독을 뿜을 때

너의 아침상에 나는 제물이 되는데

태양은 여상히 떠오른다.

 

내 삶속

하루하루 치러야 하는

소리 없는 전쟁은 끝날 줄 모르고

돌아설 수 없는 협곡에서

그가 쳐 놓은 줄에 걸려 포로가 된다.

 

20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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