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와 해학 한마당
장지원
어른들은 얼토당토 않는 말을 잘도 하신다.
늦도록 자는 아이들을 깨우면서 개울에 가면 오리가 발이 어름에 얼어붙어 있으니 주워오라 하신다.
추운 겨울 아이들에겐 이솝의 우화 같은 심부름이라 생각 한다
먹거리도 변변찮은 때 기만성 만족에도 아이 마음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춥다고 방구석에 움츠리고 있는 자식들에게 운동을 시켜야 한다는 어른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얼토당토않은 말은 또 있다
아무개는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는 황당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다
삼대가 단칸방 살림에, 밭에 씨를 심어야 하는데 쟁기질하기가 어려울 때 가장 좋은 곳이 마을 앞 섶다리 밑이다
할머니의 장난기 섞인 풍자와 해학은 어린 마음에 사생아라는 오명을 줘도 오해는 없었다
돌이켜 생각 하니, 어린 동심이 커 가며 철나는 과정에서 건강한 성인이 되라는 어른들의 슬기가 번득인다.
정월 열나흘 초저녁잠을 자면 눈썹이 쉰다는 이야기다
자정이 되면 대보름달을 보고 일 년의 액운을 날리고 대망의 소원을 빌어야 하는데, 그 시작이 오곡을 넣고 지은 찰밥[藥食]을 먹는 일이다
게으르지 않고 나태하지 않아 한 해 무병장수 만사형통하길 바라는 마음의 축원이 가족들에게 간과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들 민간에는 말도 안 되는 말들이 참으로 많다
인간의 삶이란?
때로는 풍자에 울고, 해학에 웃으며, 철학이 물든 삶을 쌓아가는 지혜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음이다
* 찰밥[藥食]: 찹쌀로 지은 밥. 찹쌀에 붉은팥·밤·대추·검은콩 기장[차조, 찰수수]등을 섞어 지은 오곡밥.
20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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