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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임의 바람/시 장지원

노파 2024. 12. 27. 00:03

 

임의 바람

장지원

 

 

이른 시간

삭풍같이 파고드는 임

섣달의 어수선함을

눈 내린 산촌 오솔길에 묻자

앞산을 보아도

뒷산을 보아도

등나무 얽힌 옛길

고운 정 미운 정이 함께 잠자는 세모의 길

아직도 떨어지지 않은 나뭇잎 보며

겨울바람 야속타

시절을 타지 못하는 바람이라면

오대산 깊은 눈에 꼭꼭 묻어

모진 삼 동 나

잔설 빠지는 날

물올라 버들강아지 곱게 피는

그 길로 바람같이 걸어요.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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