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밤 흔들리는 밤 老波 화려한 밤을 미련 없이 엎어 놓고 낯선 배웅을 받는 텅 빈 도시의 새벽 흐느적거리는 희미한 가로등을 지나 물안개 피는 수면위로 내 영혼 바람도 잠들지 못 하는 길을 걷는다. 2012.3.16 시詩 2012.03.26
봄 날 봄 날 老波 노란 잔디 위에서 누구를 기다리다 깜빡 잠이 들었나. 도치 얼굴처럼 까칠한 수염에 햇살을 흘리며 곤하게 꿈을 꾸는 봄 가끔은 이유 없는 투정을 부리고 싶어 한다. 2012.3.18 시詩 2012.03.23
묵정밭에서 묵정밭에서 老波 누가 뭐라도 나는 뒤 뜰 수레바퀴를 붙잡을 때 언제나 가슴이 벅차고 설레었다. 영혼만이 홀로 가릉 거리는 임의 숨소리를 들을 때 졸던 맥박이 곤두박질을 친다. 이 순간도 놓지 못하는 거친 광맥을 찾아 숭고한 묵정밭의 숨결을 들으면서 오늘을 가꾸어야 하는 날선 노.. 시詩 2012.03.22
임의 침묵 임의 침묵 老波 임의 가슴에 멎었다. 부는 바람 옷깃을 여미면서도 말이 없습니다. 말랐던 개울도 흐르고 맑게 노고지리 우지 지건만 맷돌 같이 무거운 마음 시도 때도 없이 부서지는 거품을 보다 물갈기 잣아 드는 바위 마다 파랗게 돋는 이끼를 보면서 깨어지는 물방울, 마른 눈물이 되.. 시詩 2012.03.21
고장 난 나침반 고장 난 나침반 老波 나침반의 고독한 불빛 아래 깜박이는 등대 영혼의 기억마저 미쳐버린 항구 흰머리에 작은 물방울이 맺힌다. 짧은 삶의 돌다리를 두드리는 나의 수고가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허무가 징검다리를 건너는 시간 주님은 나에게 짐을 내려놓으라 하신다. 헛되고 속된 .. 시詩 2012.03.20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나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나 老波 채우려 하는 마음에 머리가 혼미 하다 머리를 채우려 하니 마음이 흔들린다. ‘과욕은 만 악의 뿌리’ 내 영혼 시들게 하는데 마술에 걸린 듯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나. 생각다 비우는 마음 맑은 세상이 보이고 비우는 머릿속에 작은 공간도 편 하여라 2012.3... 시詩 2012.03.19
고향 길 고향 길 老波 고향 간다 하니 밤도 길고 잠도 설다 아는지 모르는지 달리는 열차 죽령터널을 나오더니 서둘러 내리는 나를 두고 달아나내 바람도 물도 흙냄새도 그대로인데 허공을 날아 헐렁한 품이 남아 바람은 흰 머리를 아는지 머리카락 사이로 들어와서 인사를 한다. 2012.3.8 시詩 2012.03.16
동심은 홀씨 되어/노파 장지원 동심은 홀씨 되어 老波 봄이 파랗게 싹 틔울 때면 이 땅의 동심도 자란다. 하루가 멀다고 키가 자라 근간(根幹)이 되고 꿈도 푸르게 피어나겠지. 민들레 홀씨 짓고 기다리듯 동심은 하늘 높이 넓은 세상으로 날아가겠지 2012.3.8 시詩 2012.03.15
미디안 광야 미디안 광야 老波 미련도 백야를 잠재우지 못해 뒤척이는 밤 언덕에 누운 시간 하얗게 뿌리 내리고 자표 없이 방황하는 한 마리 양 음매에, 음매에 어두운 밤공기 가를 때 목자의 옷깃에 애타게 스치는 바람 광야는 우주보다 넓고 커 북극의 성운만이 한자리에서 반짝이는 시간 더 이상 .. 시詩 2012.03.14
낙서 한 장/노파 장지원 낙서 한 장 老波 찢겨나간 종이 한 장 바람에 뒹군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숱한 두려움의 공포가 갈기갈기 찢어 영혼이 사라진지 벌서 오래다. 이슬이 내릴 때면 달빛에 그을린 얼굴에 눈물을 대신 한다. 받쳐놓은 창은 열리고 빗줄기 굻어지면 질긴 고깃덩어리 별들의 시선을 피해 .. 시詩 2012.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