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길
장지원
눈 덮인 길을 걸으면
땅 속에서 잠자는 온갖 것들의 숨소리를 듣는다.
나는 이 길에서
잔설이 빠지는 초봄에 기지개 켜는 소리도 듣는다.
각자도생
삶이 이리저리 어우러지고 얽혀 변화무상한 길
가을 해 짧아도
세월의 무게를 느꼈던지 알알이 떨어내 가벼워지는 몸
오색 단풍으로 꾸민 들 거추장스러워 속옷까지 훌훌 벗는다.
찾는 이 없어 긴 겨울
외롭고 고독하고 적막한 길
하얀 눈길에 돌아오지 않는 발자국
같은 길이지만 비로써 내 삶의 흔적을 남기는 날
내 마지막 겨울은 더 쓸쓸할 것 같다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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