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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같은 길/시 장지원

노파 2022. 11. 21. 04:40

 

같은 길

장지원

 

 

눈 덮인 길을 걸으면

땅 속에서 잠자는 온갖 것들의 숨소리를 듣는다.

 

나는 이 길에서

잔설이 빠지는 초봄에 기지개 켜는 소리도 듣는다.

 

각자도생

삶이 이리저리 어우러지고 얽혀 변화무상한 길

 

가을 해 짧아도

세월의 무게를 느꼈던지 알알이 떨어내 가벼워지는 몸

오색 단풍으로 꾸민 들 거추장스러워 속옷까지 훌훌 벗는다.

 

찾는 이 없어 긴 겨울

외롭고 고독하고 적막한 길

 

하얀 눈길에 돌아오지 않는 발자국

같은 길이지만 비로써 내 삶의 흔적을 남기는 날

내 마지막 겨울은 더 쓸쓸할 것 같다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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