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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가을 일기/시 장지원

노파 2022. 11. 18. 04:40

 

가을 일기

장지원

 

 

오대산 영봉에 달 기우면

가을은 비로봉에서 내려

상원사 들러

선재길 걸어

월정사 가람에 풍경을 흔들어 깨운다.

 

세상모르던 동자도

중견의 노승이 되어

석등에 불 밝히더니

세월을 태워 오대산이 붉게 그을리나

 

시월의 햇살이 부산하더니

찬 서리 맞아

빨간 단풍 입에 물고 노란 들국화 피우던 날

갈잎 구르는 스산한 소리에도

입 굳게 닫은 목어

월정사의 가을은 세월의 길이만큼 깊어만 가더라.

 

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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