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일기
장지원
오대산 영봉에 달 기우면
가을은 비로봉에서 내려
상원사 들러
선재길 걸어
월정사 가람에 풍경을 흔들어 깨운다.
세상모르던 동자도
중견의 노승이 되어
석등에 불 밝히더니
세월을 태워 오대산이 붉게 그을리나
시월의 햇살이 부산하더니
찬 서리 맞아
빨간 단풍 입에 물고 노란 들국화 피우던 날
갈잎 구르는 스산한 소리에도
입 굳게 닫은 목어
월정사의 가을은 세월의 길이만큼 깊어만 가더라.
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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