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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백일홍 심은 길/시 장지원

노파 2022. 8. 12. 04:40

 

백일홍 심은 길

장지원

 

 

사립문 열어

백일홍 심어놓고 임 기다리다

그리움만이 차오르는 호수

뜨락에 봄바람 살포시 내려앉더니

뜨거운 태양도 버리고 가는 날들

찬 서리 내려도 시들지 않는 들국화

백일홍 피던 길은

겨울눈에 갇혀

궁노루 가슴에 피는 하얀 백일홍

가슴 깊이 간직한 임의 향기

삭풍에 날리자니

그리움만이 자라

영창 밖 고드름이 되고

문풍지 떠는 소리

임인가 하다

젖은 옷고름 여미자

세월은 담담히 이 길 가자하더라.

 

202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