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장지원
가는 길이 질척할지라도
세월이 찍어놓은 좌표를 옮길 수 없고
지우고 다시 그릴 수 없어
한계령을 넘다 쏟는 눈물 같은 것
뜨거운 열기를 품은 하늬바람도
먼 길에 지쳐
골골이 드러누우니
덕장마다 동태 눈깔 짓무르는 소리
고쳐 쓸 수도 버릴 수도 없는 현실
하루해 길다지만
한 달은 게 눈 감추듯 빠르기도 하다
제 아무리 개판 쳐도
계절풍에 밀리는 칠월의 장마처럼
슬쩍 꼬리 감춰 사라질 날
누구도 모를 일
계절풍이 이 집 저 집 사람 가릴까
20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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