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처럼 울리는 경보음
장지원
늦장마에 폭우를 예언처럼 쏟아내는 일기예보들
옛 우화처럼 빗나가는 예보는 거의 없다
밤새 줄어들지 않는 빗줄기
얼마를 퍼부어야 즉성이 풀리려는지 성난 여름밤이 길기만 하다
가슴을 때리는 알람처럼 울리는 재난안전문자
밤낮을 꼬박 새워 상황을 챙기는 얼굴 없는 사람들
모두가 밤을 받쳐놓고 잠 못 이루는 밤
115년[2022.8.9.] 만에 중부지방에 집중된 폭우
물의 값어치를 매긴다면 물벼락에도 사람들이 다쳐나간다
복과 저주가 물이란 이름으로 우리 곁에서 희비를 가르는 찰나가 섬뜩하다
노아의 홍수가 그랬고
마라의 쓴 물이 그랬고
사마리아 지방에 야곱의 우물이 그랬다
묵시록의 세상 끝, 물과 불의 마지막 역할을 그린 재앙적인 그림도 그렇다
지금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면 그때의 일은 더더욱 모를 수밖에
악마의 밤이 계속되고 땅의 재난이 꼬리를 물고 일어날 때
누가 재난안전문자를 보내줄까
20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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