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누려라
장지원
이놈은
아침에 문을 열면
저녁에 문을 닫는 게 다인데
두려워할 게 뭔가
그놈을 앞서거나 뒤서거니 하지 마라
정신없이 가는 세월 같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모든 걸 니들이 알아서 하세요. 한다.
헛디뎌 넘어지고
부딪쳐 깨지고
요리조리피하다 걸려 숨넘어가고
가만있다가는 날 벼락 맞는 세월
앞에서 뛰지도 말고 뒤 처져 걷지도 마라
여울에서는 버들잎이 되고
시내 개울에서는 종이배가 되고
강에서는 삿대 없는 나룻배가 되고
바다에서는 파도가 돼 맘껏 누려라
세월이란 어떤 놈인지 알게 될 게다
202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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