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세월을 누려라/시 장지원

노파 2022. 8. 15. 04:40

 

세월을 누려라

장지원

 

 

이놈은

아침에 문을 열면

저녁에 문을 닫는 게 다인데

두려워할 게 뭔가

그놈을 앞서거나 뒤서거니 하지 마라

정신없이 가는 세월 같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모든 걸 니들이 알아서 하세요. 한다.

헛디뎌 넘어지고

부딪쳐 깨지고

요리조리피하다 걸려 숨넘어가고

가만있다가는 날 벼락 맞는 세월

앞에서 뛰지도 말고 뒤 처져 걷지도 마라

여울에서는 버들잎이 되고

시내 개울에서는 종이배가 되고

강에서는 삿대 없는 나룻배가 되고

바다에서는 파도가 돼 맘껏 누려라

세월이란 어떤 놈인지 알게 될 게다

 

202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