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장지원
새벽길은
언제나 같은 시각이 다가오지만
그림이 날마다 다르다
비가 오는 날이 있으면
눈이 오는 날 있고
안개가 자욱한 날이 있으면
맑은 이슬이 풀잎을 적시는 날 있고
바람 부는 날이 있으면
너무 고요해 숨 막히는 날 있고
더운 날이 있으면
추운 날 있고
슬픈 날이 있으면
즐거운 날도 있다
머리가 꽉 막힌 날이 있다가도 가슴이 설레는 날도 있더라.
이런 길을 걸은 지 오래
수없이 날들이 흘러갔지만
새벽 시각은 항상 그 자리에서 날 맞는다.
늘 그 시간 속에 있다는 게
예수님의 사랑, 하나님의 축복 아니겠는가.
세월은 늘 고르지 못하더라도
변함없이 가고 있는 시간
그 시각에 내가 일어나야 함은 내 삶의 이유일까
그 시간에 나눌 이야기가 있어
나는 이 밀회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정해진 시간의 약속을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설렘 속에 만난다는 게 예나 지금이나 한 결 같다
언젠가 그 시간 속으로 아애 들어가 버리는 날
아름다운 동행을 우주의 거민들도 환영해 주겠지
202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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