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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중원中原에서/시 장지원

노파 2021. 12. 30. 01:20

 

중원中原에서

장지원

 

 

가을을 쓸어 담던 발자국 소리

낱알에까지 매몰차던 거친 숨소리

농부의 밑그림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 들녘

텅 빈 중원에 허수아비 세워두고

영역을 순찰 하는 삭풍

허무만이 자라는

시간의 결정체

빈 논바닥에 서릿발

초가지붕 추녀에 긴 고드름

비로봉의 상고대

지경을 넓혀가는 순백의 계절

하룻밤 사이

하얀 중원을 내어주고 마는 허수아비

하룻밤 잠 설쳤다고

시정잡배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올 듯하다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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