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
장지원
말라도 갈대
너의 고고함은 언제나 그랬지
어쩌다 실없는 들풀이 되어
바람의 길을 막아
지존이라고 햇살까지 가려
숨 막히는 음지
영혼의 소리를 외면한 채 고명하다는 삶
이를 보다 못해
신이 던진 불
위대한 손을 펴
들불이 되어 타고 번지지
육체의 작은 불도 끄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
끌 수 없는 들불
탈 만큼 타야
사를 만큼 재가 되어야
대지는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지
생각만 해도 비위가 상하는데
순정을 운운 하는 로맨스
너무 고상한척, 쉽게 생각지 마라
마른 갈대에 들불이 번질라
20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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