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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슬픈 모래시계/시 장지원

노파 2018. 3. 12. 06:14

슬픈 모래시계

장지원

 

 

모래시계를 돌려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

지난 일들은

이성의 굴레를 벗어난 연출이다

적나라하게 벗겨져

당황스러운 순간들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

초미의 여유도 없이

생존을 위한 막장에서 벌리는

대서사극 중

후회스런 기총을 난사하여

돌이킬 수 없는 역설 앞에서 절망하는 시간

늘 위기라면서 눈 딱 감고 잘도 건너가는 징검다리

요행스럽게도 여기 있으니

덧없는 세월

각색 없는 삶의 활극이다

주연의 역할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게

슬픈 운명이지 않은가

 

2018.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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