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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바람은 생각 없이 섰다가고/시 장지원

노파 2017. 3. 28. 06:32

바람은 생각 없이 섰다가고

장지원

 

 

바람 불다 멈춘 곳

몸은 파랗게 녹슬어

볼품없이 각질이 인다

 

시절은 절름거리고

멈추지 않는 욕망

전갈은 꼬리 추켜들고 용을 쓰다

오로라에 흔들리는 밤

 

어그러진 삶

외 길 인생의 낙서라지만

생각마저 낡은 물레 살에 엉키어 이끼가 자란다

 

빨간 신호를 따라

텅 빈 정거장

바람은 생각 없이 섰다. 가고

 

20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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