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천사
장지원
띨 릴리 띨 릴리 띨 릴리에
국제 전화기에 벨이 울린다
손자와 대화 하는 시간이다
아하하 아하하
어어응 어어어
9개월 된
손자 유진이의 의성어가
외할아버지 귀에는 신기하고 기특하기만 하다
짧은 몇 음절의 대화를 하고는
자기 일에 열중 하는 손주의 목소리가 멀어진다
유진 어미가 수화기를 들더니
유진이가 금세 잠들었네요. 그 자식 그래요
유진이의 심성이 비단결처럼 고아 보인다
세근세근 잠자는 모습이 눈에 어른거린다
아기 천사 유진이
유진 이와 대화는 감동적이다
외할아버지는 유진이를 아기천사라 부른다
2010.7.3
미안하다 아가들아
장지원
내 손자를
아기 천사라고 애칭을 썼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지구촌 아이들이
굶주려 죽어가고
질병으로 죽어가고
배우고 싶은 희망마저 삶에 빼앗겨야 하는
그 자체가 고통이라 한다
지구 한 편에서의 절규
누가 이 아이들을 보고 아기 천사라고 하겠는가
그래도 나는
내 손자를 아기 천사라고 불렀다
아이들아 미안하다
미처 몰랐다
생각을 해 본다
널 도와야 갰다. 고
결심을 해 본다
당연히 하늘에선
너희들도 아기 천사의 고운 옷 입어야지
20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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