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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아기 천사/미안하다 아가들아/시 장지원

노파 2017. 3. 26. 06:56

아기 천사

장지원

 

 

띨 릴리 띨 릴리 띨 릴리에

국제 전화기에 벨이 울린다

손자와 대화 하는 시간이다

 

아하하 아하하

어어응 어어어

9개월 된

손자 유진이의 의성어가

외할아버지 귀에는 신기하고 기특하기만 하다

 

짧은 몇 음절의 대화를 하고는

자기 일에 열중 하는 손주의 목소리가 멀어진다

유진 어미가 수화기를 들더니

유진이가 금세 잠들었네요. 그 자식 그래요

유진이의 심성이 비단결처럼 고아 보인다

 

세근세근 잠자는 모습이 눈에 어른거린다

아기 천사 유진이

유진 이와 대화는 감동적이다

외할아버지는 유진이를 아기천사라 부른다

 

2010.7.3



미안하다 아가들아

장지원

 

 

내 손자를

아기 천사라고 애칭을 썼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지구촌 아이들이

굶주려 죽어가고

질병으로 죽어가고

배우고 싶은 희망마저 삶에 빼앗겨야 하는

그 자체가 고통이라 한다

 

지구 한 편에서의 절규

누가 이 아이들을 보고 아기 천사라고 하겠는가

그래도 나는

내 손자를 아기 천사라고 불렀다

아이들아 미안하다

미처 몰랐다

 

생각을 해 본다

널 도와야 갰다.

결심을 해 본다

당연히 하늘에선

너희들도 아기 천사의 고운 옷 입어야지

 

20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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