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길, 한 길에서
장지원
바람을 따라 나서는 길
큰 산 모퉁이 돌때
안쪽 굽은 곳에선 쉬어갈 수 있지만
바깥 휘어진 길은 멀고도 험할 수 있다
바람의 길은
자유분방 하면서도
끝없는 도전이 일구어가는
고뇌의 길이다
그러나
바람이 쓸고 가는 모래톱
작은 생명들이 모여 사구를 만들어
어두운 밤을 지켜 아침의 태양을 잉태 한다
파도에 쓸리고 부서지면서도 끝없이 속삭이는 소라에게도
누군가를 찬양하는 파도의 소리를 담는다
휘어진 해변이 품은 바다
모두가 소중한 소품이 되어
자연이 펼쳐놓은 둘레길
하현달 배웅을 받은 길
별들이 쏟아낸 길고도 긴 이야기들
길 없는 길에
하나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2017.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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