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어느 사람의 섣달 이야기/시 장지원

노파 2017. 1. 13. 06:22

어느 사람의 섣달 이야기

장지원

 

 

채우지 못 하는

공허의 땅에서

팔 벌리고 서 있는 허수아비처럼

텅 빈 하루가 길다

도시의 불빛 아래에서 비실거릴 때

가로등도 지켜주지 못하는

차가운 바람

별들이 쏟아져 주체할 수 없는 거리

아직도 미적실존의 가치가 외줄 위에서 춤을 추는 시간

차가운 공기가 모세혈관의 체온을 끊어 내리다

또 다른 현실마저

따뜻한 목화밭이 아니어서

그저 미안하다

이 시간만큼이라도

바람의 깃을 달고 우주의 객이 되어

차갑고 긴 섣달의 이야기를

은하에 풀어

영혼의 허기를 달래고프다

 

*미적실존(美的實存): [철학] 키르케고르(Kierkegaard)의 철학에서, 인간 실존의 첫 단계를 나타내는 용어

 

2017.1.11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시 일송 장지원   (0) 2017.02.02
감기 몸살/시 장지원  (0) 2017.02.01
사는 게 매일 전쟁이다/시 장지원  (0) 2016.12.26
그 길에 마파람/시 장지원  (0) 2016.12.22
윤회와 회기/시 장지원  (0) 2016.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