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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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그 길에 마파람/시 장지원

노파 2016. 12. 22. 05:56

그 길에 마파람

장지원

 

 

그 길에

서 있다

가야할 길이라면

잠깐 서서 서성이고 있을 뿐인데, 얕은 물에 비취는 게

눈꼬리 마다 이는 실바람에도

천가래 만 갈래 갈꽃 같이 흔클린다

 

숫한 길을 두고

그 길만을 가야 하는 이유를 물으면

거울에 비취는 내가 싫다

얕은 물 찰랑이는 게 싫다

수시로 방향을 바꾸어 부는 정신 나간 바람이 싫다

 

동지섣달

해떨어지는 것도 한 없이 서러운데

역풍을 받으면서

가던 길을 가야하기에

모든 것을 내려놓아

바람에 떠밀려 간다. 하면 될 는 지

무심히 흐르던 물들도 마파람 앞에서

당황스러워 하겠지

 

2016.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