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一松 장지원
적삼 벗어 놓으시고
집안 나들이 가신 어머니
언제 오실 란지
하루해 지더니
달도 기울고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에
황급히 찾아온 검은 그림자
땅이 진동하며
무너지는 하늘에 누운 긴 그림자
아이 가슴에
왈칵 눈물이 쏘다진다
새 양말
새 내의
언제 입으시려고 꼭꼭 챙겨 두시고
庚寅年 설밑이 얼마나 추운데
저 세상 가실 때 입으실 명주 도포 그냥 두고 가신다니
불쌍하신 우리 어머니
어머니 방에 장롱도 그 자리에 그냥 있고
벽에 걸린 사진에서 여전히 나를 보고 계시는데
어디서 숨차게 마지막 시간을 보내시는지요
불효자 가슴은 찌어지게 아프답니다
호주간 며느리 오길 기다리길 얼마나 힘드셨나요
하루라도 더 기다려 주셔요
기가 막혀 온 세상이 캄캄합니다
마지막 증손자 기(奇) 사진이라도 보셔야지요
셋째 며느리 일월 삼십일일 들어옵니다
어머니 그리 쉬 수(壽) 놓지 마셔요
생전의 마지막 어머니 모습이라도 가슴에 담아 두고 파요
어머니 수라(水刺)잡아 달라 하나님께 기도 했으니
부디 기다려 주셔요. 어머니
* 어머니(權淑伊 / 安東權氏) 음1919.1.30~2010.12.16, / 양2010.1.30 오후7시36분 타계
20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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