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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내 인생의 나침반/시 장지원

노파 2016. 11. 30. 06:12

내 인생의 나침반

장지원

 

 

눈 내리면 윗동네 섧다

비 내리면 아랫동네 섧다

이슬 맺히면 온 동네 힘들다

서리 내리면 사지의 체온을 끌어내려 만상이 시리다

 

안개 자욱한 날이면 좋아야할 날

희뿌연 시야가 걷히질 않아

사시 윤회의 아름다운 날도 나침반 없이 걷는 길

 

못난 나무 마디마다 생기는 공이

지게 짐 지고 가는 이에게 산 넘어 산

쫓기다 강 건너면 가시덤불

살만하면 자빠져서 코 깨지는 날

만사가 요렇게도 더러울까

 

바람같이 물같이 살지 못하였으니

지금이라도 구름같이 살면 좋을까?

내 인생의 나침반 위에서

좋은 세상 짐 되지 않게 즐기면서 살면 좋을까?

 

2016.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