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예리한 날이여
老波 장지원
아름다운 날들이
한껏 햇살을 받아
들국화 모듬모듬 피더니
낙엽 몰아가는 바람이 되었다
건너지 않아야 할 강
촘촘히 불어나는 물
들녘 가장자리까지 불을 집힌다
다시 태어나기 위해 세상이 혼동 한다
조용히 오고
소리 없이 가는 계절이 아닌가!
가는 세월 잡아 놓고 물어 보는 날들
모두가 힘들어하는 시간
타는 촛불에 흐르는 눈물이 뜨겁지도 않은지
어쩌다 냉정을 잃었는지
그렇지 않아도 허무를 키우기에 바쁜 들녘인데
들국화 무리 지키기 위해
동짓달 바람은 하얀 까치발 세워 부는 게 몇 날 되었나?
그날, 그 날, 그 예리한 날이여!
2016.12.4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어의 갈증/시 장지원 (0) | 2016.12.14 |
---|---|
물 같이 살면 되지/시 장지원 (0) | 2016.12.13 |
내 인생의 나침반/시 장지원 (0) | 2016.11.30 |
바람의 언덕/시 장지원 (0) | 2016.11.29 |
그리움/시 장지원 (0) | 2016.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