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의 여름
장지원
팔월의 태양은
장삼 입은 고승의 장배기에 가부좌 틀고
늦여름 긴 꼬리 감출 줄 모른다
등골에 흐르는 땀방울은
목어의 눈가를 적셔
천년의 허울을 벗어 동공을 밝히라한다
범종 속에 숨어든 바람도
댓잎 끝에서 침묵을 깨우더니
졸던 풍경에 죽비를 가격한다
역한 기운도
고요한 문턱 너머
고승의 뒤태에서 깊게 배어나는 진리를 보며
더위를 물린다
2016.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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