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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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유령의 바다/시 장지원

노파 2016. 7. 21. 06:31

유령의 바다

장지원

 

 

수초 끝에

하염없이 자라나는 고독

밀물과 썰물이 번갈아 들추는 잎사귀마다

헝클어진 세상이 너풀거린다

 

낡은 둥지

짧은 생각조차 눕힐 수 없는 공간

갯바람에 젖은 깃털을 웅크리고

유년의 추억조차 유산 되어 사구에 눕힐 때

 

사색의 시간마저 유린당하는

등댓불 조는 벼랑 끝에서

허약하게 토해내는 숨소리

갯바위 숨비소리에 얼굴 받혀 멀겋게 추락 한다

 

진창이 된 갯벌을 걸어

스멀스멀 밀려오는 파도

머리도 꼬리도 보이지 않는 유령의 바다

큰 바다로 떠밀려 가는 고독이 멀미를 한다

 

2016.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