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여름 이야기
장지원
땀에
범벅이 되어도
절어도
칠월은 살아 있어 여름을 말 한다
하루 해저무면
반딧불이 띄워 놓고
신록의 여름밤 소리를 청 한다
대 자연은 낮은 자세로 다가 와 그들만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견우직녀의 애간장은 똥별이 되어 지고, 아직도 건너지 못하는 은하가 넘쳐 장맛비를 뿌린단다.
칠월의 태양은 등짝에 소금을 뿌리고, 허기진 뱃구레에 꾹꾹 밀어 넣어 양껏 담아보는 늦은 식사, 때맞춰 피워 놓은 모깃불에 긴장된 신화가 머리를 푼다.
처마 끝에 떨어지는 빗물은 누구의 눈물 인지? 닦아도 훔쳐도 끝없이 흘러 한 치의 여유도 주지 않는 장마, 두 눈꺼풀엔 하루의 무게가 실려 검은 차양 받혀놓고 혼을 놓는다.
짧은 입담을 이어 여름 이야기를 더 하고픈 시간, 육신은 무아의 경지 앞에서 몰락한다.
쪽잠에 단꿈까지 꿔가며 우주의 미아가 되어 몽루병 환자처럼 입술을 실룩거려도 본다,
까끌까끌한 삼베 옷 솔기에 치여 잠을 설치는 게 다반사다.
이 여름이 없으면 우리네 삶도 없을 게다
2016.7.8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에게 죄를 묻다/시 장지원 (0) | 2016.07.15 |
---|---|
세상世上에 묻는다/시 노파 장지원 (0) | 2016.07.14 |
비에 젖어도 추억은 살아나고/시 장지원 (0) | 2016.07.11 |
손주의 돌 발진/시 일송 장지원 (0) | 2016.07.07 |
길 위에서 길을 묻다/시 장지원 (0) | 2016.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