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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비에 젖어도 추억은 살아나고/시 장지원

노파 2016. 7. 11. 06:33

비에 젖어도 추억은 살아나고

장지원

 

 

빛 바란 사진 한 장 들고

옛 추억 곱씹다

쏟아지는 빗줄기 사이로 사색의 나래를 편다

 

덜커덩 거리며 온 종일 달리던 기찻길이 보이며

소달구지 삐걱대며 기어가는 물레방아 도는 길도 보인다

발길에 체이는 독새풀은 꽃신을 만들어 주지만 논둑길은 언제나 미끄럽다

아물거리는 추억들이 살아나다 빗줄기에 쓸려 사라지는 고향은 멀기만 하다

 

그 길에서

사진 속 얼굴들

코스모스 피는 길

환상의 달이 되어 뭉클 떠오른다

 

유리창에 부서지는 빗방울 따라

눈 길 멈추는 곳

추억들이 주르르 눈물져 흐른다

 

시간을 내어

코스모스 바람에 하늘거리는

그 길을

친구와 같이 꼭 한 번 걷고 싶다

 

201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