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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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나팔꽃/시 장지원

노파 2016. 5. 30. 06:16

나팔꽃

장지원

 

 

바람의 꼬리를 밟으며 지새운 밤

간간이 놓쳐버린 시간들이

수평선 위로 꼬리를 감추어도

날개를 접지 못하는

푸른 계절

 

달빛 찢어져 더 푸른 바다

어쩌다, 개 꿈 꾸다

수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껴안는다

 

가슴에 자상을 내고도

성이 안차 울부짖는 거친 바다

 

안색 하나 바꾸지 않으면서

길게 뻗은 해안선 위로

하얀 거품을 겹겹이 접더니

수평선위에다 진홍색 나팔꽃을 피우더라

 

2016.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