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장지원
바람의 꼬리를 밟으며 지새운 밤
간간이 놓쳐버린 시간들이
수평선 위로 꼬리를 감추어도
날개를 접지 못하는
푸른 계절
달빛 찢어져 더 푸른 바다
어쩌다, 개 꿈 꾸다
수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껴안는다
가슴에 자상을 내고도
성이 안차 울부짖는 거친 바다
안색 하나 바꾸지 않으면서
길게 뻗은 해안선 위로
하얀 거품을 겹겹이 접더니
수평선위에다 진홍색 나팔꽃을 피우더라
2016.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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