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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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죽은 목숨 인걸/시 장지원

노파 2016. 2. 29. 06:35

죽은 목숨 인걸

장지원

 

 

나 죽어

자빠지면

뜨거운 불에 사르겠지

삶이 끝나가는 찰라

미열의 숨결이 모질게도 헐떡거리는데

 

자비의 끈을 붙잡고 몸부림 칠 때

 

아침엔 동쪽 하늘 샛별이 침묵하고

낮엔 가람의 목어가 침묵 하고

저녁엔 어둠속 태산도 침묵 하는

늦은 밤 혼자되어

침묵의 끈을 잘라 먹는 비정한 시간

 

비빌 데 없는 몸부림, 지쳐 깊이 잠 들 때

 

하얗게 숨통 덮어두고

초로로 길 떠나는 날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내 영혼, 짐 되지 않은 옷 한 벌 입혀 보내주오

작렬해, 무색의 재가 되어

풀잎에 스치는 바람 소리 따라 쉬이 가리

 

2016.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