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수필

기다렸던 안식일

노파 2011. 5. 30. 07:47

 

기다렸던 안식일

장지원

 

 

2010년 7월17일 안식일엔 무조건 임송교회에 나가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며 좋아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금요일을 보내며 안식일을 맞는다.

 

이 밤이 지나면

그동안 쉬었던 교회에 나가서 주님께 예배하리.

이번 안식일은 내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리, 기대를 안고 잠자리에 든다.

 

하나님 아버지 그간의 나의 죄악을 기억하지 마시고

내게 허물이 있을 진데 사하여 주소서

광야교회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으로 인도하사

내 신앙을 여전히 회복하여 주소서

 

잠이 들고 꿈속에서 안식일 아침을 맞는다.

예정대로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임송교회로 가고 있었다.

교회 옆 큰 도로를 달린다.

앞서가는 3대의 승용차가 보이고

카렌서 같이 생긴 차가 앞에 가고 있는 2대의 차량을 추돌하기 시작하는데

뒤에서 부딪치다가 안 되겠던지

추월하며 옆으로 밀어붙이는데

앞에 가던 스타렉스 앞을 가로막아 급정거하는 순간

3대의 차가 뒤집히며 엉키어 타고 있는 모두가 숨진 것 같았다.

 

꿈이었지만 소름을 돋는 사고의 광경을 목격한다.

나는 허겁지겁 임송교회로 뛰어 들어가 내가 본, 사고를 설명하고 도움을 청한다.

예배 준비에 바쁜 것 같았다.

이기운 장로가

“그럴 시간이 없다”라고 잘라 거절한다.

다른 장로님들과 교인들 역시 가타부타 반응이 없다.

 

오랜만에 결심하고 찾은 교회요.

그 안식일 이이었는데 실망과 후회가 나를 혼란스럽게 하였다.

나는 지체할 수 없어 뛰어나와 사고가 난 장소로 뛰어간다.

이게 웬일인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광경이 내 눈에 들어온다.

사고 현장은 이미 다른 교회 장로님들이 와서 수습하고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길바닥엔 유혈이 낭자함을 보는 순간

나는 정신이 멍해진다.

내가 찾아간 교회는 어떤 교회이며, 내가 보고 싶어 했던 교인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갑자기 생각이 많아지며 놀라움에 발길을 돌린다.

 

교회에 가고 싶어 몸부림을 친 안식일이 어찌 오늘뿐이었던가

꿈에서 깬 나는 조용히 기도를 올린다.

하늘에서 음성이 들린다.

“아직 네가 임송교회에 나갈 때가 아니구나.”

“조금 더 기다려 봐라.”

주님의 음성을 듣는 순간

떨림과 두려움에 잠시 눈을 들지 못한다.

몇 날을 더 기다려야 하는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생각을 떨쳐 버리기 힘들어

능력이 많으신 나의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기로 하고 잠잠히 기다려 보자.

 

2010.7.17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외국인  (0) 2011.06.02
홍, 유릉에서  (0) 2011.06.01
꿈 이야기/2011.5.22  (0) 2011.05.23
흥선 大院君의 정치  (0) 2011.05.18
행복을 심는 분갈이  (0) 2011.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