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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난감해할 지구/시 장지원

노파 2024. 11. 27. 00:03

 

난감해할 지구

장지원

 

 

여름이 늘어나니 수목들이 푸르게 푸르게 난리 났다

기후 변화가 버젓이 내미는 일들

알면서 자전과 공전을 거듭하는 지구

이 모든 걸 몸으로 받아줘야 하는 사람들

 

무늬만인 지구촌의 가을

대지에 낭자한 유산의 피비린내

지평선에 걸린 노을마저

원망이라도 하듯 마지막 한 방울의 피까지 토한다

 

모든 게 운명인 듯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게

살아야 하는 이유라면

기후 변화가 이야기하는 인생의 가을도 이 세월은 알고 있겠지

 

세월의 시간표

자연에 주어진 시간

사람들에게 빌려준 시계

장차 어떻게 반응할까

어느 것 하나 고장나면 지구는 난감해하겠지.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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