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해할 지구
장지원
여름이 늘어나니 수목들이 푸르게 푸르게 난리 났다
기후 변화가 버젓이 내미는 일들
알면서 자전과 공전을 거듭하는 지구
이 모든 걸 몸으로 받아줘야 하는 사람들
무늬만인 지구촌의 가을
대지에 낭자한 유산의 피비린내
지평선에 걸린 노을마저
원망이라도 하듯 마지막 한 방울의 피까지 토한다
모든 게 운명인 듯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게
살아야 하는 이유라면
기후 변화가 이야기하는 인생의 가을도 이 세월은 알고 있겠지
세월의 시간표
자연에 주어진 시간
사람들에게 빌려준 시계
장차 어떻게 반응할까
어느 것 하나 고장나면 지구는 난감해하겠지.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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