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새벽의 은혜가 크오니/시 장지원

노파 2024. 11. 26. 00:03

 

새벽의 은혜가 크오니

장지원

 

 

가을이 깊은 새벽

인생의 가을도 홀연히 깊어 간다

마지막 한 잎을 떨어뜨리지 못해 애쓰는 바람

고요히 오감을 깨우는 새벽의 은혜가 크다

 

어제, 하루를 땅에 묻을 때

내가 없는 세상, 거절하지 않는 자연

한 잎마저 지우는 이 가을의 수고로움

애써 말하려 하지 않는 은혜가 더 크다

 

나를 위해 마련해야 하는 작은 고치

먹고, 싸고, 살아야 하는 하루살이

신의 배려인지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은혜가 마냥 크다

 

고요만이 흐르는 시간

말 없는 자연과 함께

내 영혼아, 잠잠할지어다.

나에겐 새벽의 은혜가 특별하다.

 

2024.10.21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눈/시 장지원  (0) 2024.11.28
난감해할 지구/시 장지원  (0) 2024.11.27
슬픈 가을/시 장지원  (0) 2024.11.25
가을밤/시 장지원  (0) 2024.11.22
추락하는 가을/시 장지원  (0) 202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