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은혜가 크오니
장지원
가을이 깊은 새벽
인생의 가을도 홀연히 깊어 간다
마지막 한 잎을 떨어뜨리지 못해 애쓰는 바람
고요히 오감을 깨우는 새벽의 은혜가 크다
어제, 하루를 땅에 묻을 때
내가 없는 세상, 거절하지 않는 자연
한 잎마저 지우는 이 가을의 수고로움
애써 말하려 하지 않는 은혜가 더 크다
나를 위해 마련해야 하는 작은 고치
먹고, 싸고, 살아야 하는 하루살이
신의 배려인지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은혜가 마냥 크다
고요만이 흐르는 시간
말 없는 자연과 함께
내 영혼아, 잠잠할지어다.
나에겐 새벽의 은혜가 특별하다.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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