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가을
장지원
눈길이 닫기도 전 떠날 준비를 하더니
맘이 닫기도 전 떠나는 가을
그토록 길었던 날
악동들의 종아리에 알배도록 몇 날 며칠을 뛰어다녀도 여유로웠던 날
올해는 눈길마다 퍼렇게
눈 가는 곳마다 꺼멓게
회색빛 비로봉은 가을비에 젖어
땅거미처럼 내려 추락하는 가을
아닌 게 다를까?
삶의 낭만도
인생의 행운도
종잡을 수 없이 추락하는 인생의 가을
언제든지 불 꺼진 간이역에 짐짝처럼 내려놓고 가겠지!
자연의 가을도 부러울 게 없으니
인생의 가을에 추락하는 날개가 있나?
어디에다 물어봐야 하나.
20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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