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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뭉개진 더듬이

노파 2012. 6. 20. 07:20

뭉개진 더듬이

老波

 

 

둥근 찻잔 앞에서

모난 틀에 갇혀

각 난 집을 짓고 있는 시간

자신을 위한 구원 투사라도 되어야 하지 않는가.

 

막다른 골목에서, 짧은 여정을 넘어 피로가 몰려온다.

한 평 남짓한 공간이 나를 가두기 위해 푸른 정맥을 쪽쪽 빨고 있다.

투명하게 걸러

한 모금의 피를 만들 수 있다면…

 

뭉개진 더듬이라도 불러놓고

살아온 세월만큼

뜨거운 피로 수혈을 받고 싶다. 그런데…?

 

20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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